1960~70년대 귀족 과일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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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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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가자가자고

1960-70년대 한국에서 바나나가 사과나 배에 비해 엄청 비쌌던 이유는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였다. 우선 바나나는 한국 기후에서 재배가 불가능한 아열대 작물이었기 때문에 국내 생산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전량을 필리핀이나 대만 같은 지역에서 수입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높아졌다.
또 당시 한국은 경제 개발 초기 단계로 외화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외국산 과일은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높은 관세와 수입 제한을 받았고 이로 인해 단순한 원가 이상의 비용이 붙으면서 바나나는 고급품 취급을 받았다.
물류와 유통의 한계도 중요한 이유였다. 냉장이나 저장 운송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라 금방 상하는 바나나를 운송하려면 빠른 운송과 특수 보관이 필요했으며 이런 추가 비용이 그대로 가격에 반영되었다.
반면 사과와 배는 국내 산지에서 손쉽게 조달할 수 있었으므로 훨씬 저렴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반 서민들에게 바나나는 정말 명절날이나 생일에나 맛 볼 수 있는 귀한 과일이었다.
즉, 1960년대 아이들에게 바나나는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는 귀한 과일”이었다. 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만화 <검정 고무신>에서 아이들이 바나나를 먹고 너무나 행복해 하는 장면이 과장이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바나나는 일반 서민이 쉽게 살 수 있는 과일이 아니었고 특별한 경우에나 맛볼 수 있는 상징 같은 존재였다.
그러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입이 확대되고 점차 가격이 내려가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1990년대에 들어서야 지금처럼 마트에서 흔히 살 수 있는 과일이 되었다.